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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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아름다운 나들이

법무부 블로그 2009. 5. 7. 09:46

 

 

 

꽃샘추위도 따스한 봄바람에 실려가버린 화창한 놀토 아침.

꿀맛 같은 단잠을 뒤로하고 부모님 그리고 동생과 잠실한강시민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날은 난생 처음으로 가족이 모두 함께 자원봉사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직장 생활을 하시면서도 수시로 노인복지관이나 장애인복지관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셨는데 저는 자원봉사다운 자원봉사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자원봉사는 아버지께서 한강공원 가족자원봉사자를 모집에 인터넷으로 신청해서 우리가족이 선정되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잠실한강시민공원 선착장에는 벌써 많은 가족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몸이 불편하신 장애인분들도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나들이에 나서서 자원봉사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 가족과 함께할 사람은 영민이 형이었습니다. 형은 1981년생으로 28세인데 학생처럼 어려보였고, 키가 180cm정도로 무척 컸지만 무척 왜소한 제격이었으며, 정신지체 1급으로 대화를 나누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온화한 표정, 밝은 웃음, 짧지만 진지한 대화, 따뜻한 손 모두 오랫동안 함께 지낸 다정한 형 같았습니다.

 

 

 

 

가족자원봉사 일정은 한강유람선 승선체험, 점심식사, 어도 체험 순이었습니다. 동생과 나는 영민이형 손을 잡고 조심스레 선착장으로 내려가서 유람선에 올랐습니다. 처음에 약간 어색했던 느낌은 사라지고 가위 바위 보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다리이름도 알려주고, 이곳 저곳 구경하다보니 정말 친형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와 동생은 형이 콧물을 흘리면 깨끗이 닦아주고 옷도 바르게 고쳐주었습니다.

유람선 승선체험을 마치고 맛있는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돗자리를 펴고 배식받은 밥과 반찬을 모아놓고 식사를 하였습니다. 영민이 형은 손을 약간 떨어 식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엄마는 반찬을 먹기 좋게 잘라 밥에 올려주셨고, 저도 국을 떠 주었습니다. 다행히 영민이 형은 식사를 잘 하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공놀이를 좋아한다는 영민이 형을 위해 야구연습을 했습니다. 글러브를 영민이 형 손에 껴주고 서로 공을 주고받았는데, 정말 잘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공을 놓치면 안타까워하고, 잘 던지면 활짝 웃는 영민이 형이 모습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오후에는 어도체험과 종이공작을 끝으로 즐거웠던 만남을 뒤로하고 헤어짐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찗은 반나절이었지만 영민이 형과 함께한 시간은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알게 해주었습니다. 영민이 형과 함께 손을 잡고 체험활동을 하다 보니 계단을 오르내리고, 화장실을 이용하고, 매점을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있었습니다. 경사로가 있었지만 너무 경사가 심했고 계단에는 난간이 없어 불안하였으며, 매점은 계단만 있었습니다. 휠체어를 타신 분이나 앞을 못 보시는 분은 이용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불편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 · 노인 · 임산부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국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장애인분들의 복지향상과 사회활동 참여증진을 돕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분들을 돕고 지하철역이나 학교에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화장실도 만들어 졌습니다. 하지만 평소 저에게는 전혀 불편한 것을 느끼지 못했것이, 막상 영민이 형과 함께 다니다보니 불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그분들의 입장에서 시설을 만들고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저와 함께 공부하는 장애우 친구들에게 조금 더 잘 대해주지 못했던 점이 부끄러웠습니다. 앞으로 조금 더 장애인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봉사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송경민 · 정책블로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