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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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울.타.리’에 초대합니다.|

법무부 블로그 2013. 1. 3. 17:00

2012년, 법무부는 ‘따뜻한 법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법무정책을 추진해 왔는데요. 특히 범죄 피해자들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이들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범죄 피해자 인권 대회, 범죄 피해자 지원 제도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범죄 피해자들이 하루 빨리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한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더욱 가까운 곳에서 그들의 상처를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일도 필요한데요. ‘범죄 피해’라는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끼리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위로하는 자조모임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서로에게 따뜻한 ‘울.타.리’가 되었습니다!

2012년 12월, ‘범죄피해자들의 자조모임’의 송년회가 열렸습니다.

2012년 5월 23일부터 운영되고 있는 안양지역 범죄 피해자 자조모임의 이름은 바로 ‘울타리’인데요. 안양지역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된 피해자들은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가족보다 더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풀이나 나무 따위를 얽거나 엮어서 담 대신에 경계를 지어 막는 물건’이라는 울타리의 사전적 의미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고 있어, 범죄피해자라는 이유로 겪는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는데 큰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지요.

울타리 모임을 만든 이종찬 안양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사무국장에게 이 모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이종찬 안양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사무국장

 

“예전부터 어떻게 하면 하나의 안정감 있는 울타리 안에서 피해자들이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을까 생각해 오다가, ‘울타리’라는 모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울타리는 오늘까지 총 3회에 걸쳐 모임을 가졌고, 집단상담 프로그램, 미술심리치료 등을 통해

피해자들이 사람과 사회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하도록 하고, 자신감을 향상시키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울타리’는 어떤 활동을 할까?

‘울타리’의 세 번째 모임이 있던 날. 1차 모임은 경기 가평군에 소재한 아침고요수목원을 방문하여 8명의 피해자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직원들과 함께 수목원을 관람하고 도자기 제작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차 모임은 10월 가을 냄새를 맡으며 과천 소재 갤러리를 방문하여 미술 작품을 관람하고 집단 미술치료를 했습니다. 한 번 만났던 탓인지 처음 만났던 때 보다 어색함도 크지 않았다는군요.

 

그리고 세 번째 모임! 이 날은 송년회와 더불어 피해자들을 위한 직업교육훈련과 미술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범죄피해자들이 사건에서 제대로 헤어 나올 수 없다면 다시 사회에 바르게 복귀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피해자들이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치유하고 바르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죠.

 

범죄피해자 자조모임 ‘울타리’는 피해자들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그와 동시에 피해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들도 제공하면서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취업설명을 하는 안양 YMCA 권은아 팀장

 

 

‘울타리’를 찾은 안양 YWCA 여성인력개발센터의 권은하 팀장은 피해자들은 취업 교육부터 원하는 경우 취업 알선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들은 고용노동부에서 제공하는 취업성공 패키지와, 안양 여성 인력개발센터에서 제공하는 한식자격증, 요양보호사 자격증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통해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였습니다.

 

간단한 취업설명이 끝난 후에는 피해자들의 심리적 치료를 위한 미술심리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울타리’의 초기 활동부터 함께 한 김재선 미술 심리치료 상담위원은 피해자들에게 주머니를 하나씩 나눠 주는 것으로 심리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주머니로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하고 궁금해 하던 찰나, 김재선 상담위원은 이것은 소원 주머니이며, 이 소원 주머니 안에 넣을 편지를 하나씩 쓰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그 동안 누구에게도 이야기 할 수 없고, 마음에만 담아 두었던 이야기들을

자신에게 쓰는 편지를 통해 쏟아내면 자신을 인식시키고 상처를 치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자신에게 소망 편지를 쓰는 것은 제3자가 되어 자기 자신을 바라보면서 객관적으로 문제를 직면하게 하고,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게 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답니다.

 

 

 

▲미술치료를 진행한 김재선 상담위원

 

“미술심리치료란 미술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마음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됨으로써 자존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이며,

행복한 삶을 살게 하기 위한 하나의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자신에게 쓴 편지를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됨으로써 피해자들이 나와 이웃을 생각하며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하기를 바랍니다.”

 

공식 행사가 끝난 후 ‘울타리’에 참여하신 분들과 짧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범죄피해를 겪은 분들이라 먼저 인터뷰를 청하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생각보다 밝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오히려 취재하는 입장에서 더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Q. 범죄 피해자 자조모임에 참여하시니 어떠세요?

A. 저는 이 모임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고 또 저의 아픔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피해자 지원센터의 다방면의 도움과 지원 덕분에 행복감과 자신감도 얻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어야겠다.’ 는 생각도 듭니다.

 

Q.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에 더 바라는 것이 있나요?

A. 피해자 지원센터에서 제공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어떤 이유로든 감형을 받는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유가족을 생각해서라도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 범죄피해자 자조모임 ‘울타리’를 통해 점차 잃었던 미소를 찾아가는 피해자들

 

 

 

 

시멘트 사이로 피어난 민들레를 닮았습니다.

매년 봄, 거리를 걸으면서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누가 보살펴 주는 것도 아닌데 삭막한 보도블럭 사이를 비집고 살아나온 놀라운 생명력의 민들레 때문이지요.

 

‘울타리’ 모임을 처음 만났을 때 바로 이 민들레가 생각이 났습니다.

아직은 아물지 않은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밝고 예쁜 미소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범죄피해라는 씻지 못할 상처를 품고 있으면서도 서로를 위하고 치유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놀라운 생명력을 가진 민들레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겪은 고통과 치유의 과정을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알려준다면 엄청난 좌절과 슬픔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요. 모임을 보니, 이미 그런 치유가 시작된 것 같았습니다.

 

이 모임을 통해 피해자들이 지금보다 더 환하게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또한 하루라도 더 빨리 상처가 아물어 노란 민들레 보다 더 예쁜 꽃을 피워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피해자는 모두 우울하고 힘겹고 부정적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그들도 다시 웃을 수 있고,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도와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들 자신입니다!

 

 

취재 = 김순규 박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