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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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다른것은 틀린것이 아니다

법무부 블로그 2008. 11. 19. 19:30

 

 

 

 

 

 

 

                                                                    글 | 추규호 ·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우리 10년 같이 살았어요. 이제 결혼하니까 또 10년 새롭게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한국 남자와 결혼한지 10년이 된 몰도바 출신 신부가 기분이 한껏 들떠서 하는 말이다. “우리는 약혼 기간만 13년이에요.” 필리핀 출신 신부와 13년 전 결혼하여 아이가 둘이나 되는 한국 신랑이 변죽좋게 하는 말. 지난 10월 11일 다문화가정 100쌍의 합동결혼식에 참석한 신랑신부들의 이야기다.

 

다문화 가정 100쌍의 합동결혼식 열려

   합동결혼식은 건국 60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법무부가 주관했다. 법무부가 지정한 다문화 사회통합 거점대학(ABT대학)들이 동참했다. 국무총리가 주례를 맡고, 법무부장관, 주한 필리핀․몽골․방글라데시․캄보디아 대사, 대학 총장 등 12명이 공동주례를 맡아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결혼식을 마친 신랑신부들은 한강에서 함께 유람선을 타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신혼의 밤을 보냈다. 다음날에는 놀이공원에서 함께 어울리기도 했다.

   결혼식에 참석한 신랑신부는 대부분 어려운 가운데서도 열심히 살아가며 모범적으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중풍에 걸린 남편과 어린 자녀를 보살피며 가장으로 살아가는 필리핀 출신 신부... 시부모를 모시며 열심히 살고 있는 중국 출신 신부... 특히, 중국출신 조명주(여, 41세)씨는 다른 결혼이민자를 돕는데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지원하는 결혼이민자 네트워크에서 중국 대표를 맡고부터는 남을 돕는데 더 열성이란다.

 

 

외부를 포용해야 융성할 수 있어

   기원전 753년에 건국된 도시국가 로마를 거대한 제국으로 키운 원동력이 종교적 다원성이라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로마에 피정복지의 신을 위한 신전을 지을 정도였단다. 16세기 인구가 200만명에 불과했던 네덜란드가 세계해상권을 제패하게 된 것도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 때문이라고 한다. 종교적 관용이 다른 나라의 우수한 인재를 불러모았다는 거다. 이들 나라가 융성한 것은 과감하게 외부를 포용하였기 때문이라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금년 8월말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113만여 명이다. 그 중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은 12만여 명. 결혼 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을 포함하면 결혼이민자는 16만 명에 달한다. 자료에 의하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결혼이민자의 자녀는 1만 8천여 명. 이 중 84%에 달하는 1만 5천여 명이 초등학생이라는 점은 결혼이민자 자녀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국가적 대책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과 외국인정책 기본계획

   “...재한외국인이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하여 개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고, 대한민국 국민과 재한외국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환경을 만들어...” 작년 5월에 제정된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과 재한외국인이 서로의 역사․문화 및 제도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교육, 홍보, 불합리한 제도의 시정이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외국인을 적극 포용하기 위한 법적 기반은 마련되었다. 구체적으로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무부는 지금 다른 부처들과 함께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5년 단위의 종합계획이다. 기본계획이 수립되면 각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지금까지 각 부처에서 단편적으로 시행되던 외국인정책이 범정부적이며 체계적으로 시행된다는 거다.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생각해서는 성숙한 세계국가 될 수 없어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생각해서는 결코 성숙한 세계국가로 나아갈 수 없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합동결혼식의 주례사에서 하신 말씀이다.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고, 국적이 다르다고 하여 ‘다름’을 배척하는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세심하게 정책을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