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길거리에서 찍힌 내 얼굴, 동의 없이 올려도 될까?

법무부 블로그 2025. 10. 16. 14:00

 

 

 

스마트폰과 SNS, 유튜브가 생활 깊숙이 들어온 지금,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카메라에 노출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특히 길거리, 축제, 카페 같은 공공장소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이 아무런 동의 없이 온라인에 올라가는 일이 흔해졌습니다. 어떤 사람은 단순히 배경으로 등장했을 뿐인데 자신도 모르게 조회 수 수십만이 넘는 영상 속 출연자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걸까요? “공공장소에서 찍힌 건데 그냥 올리면 되는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 이제 명확한 답을 알아보겠습니다.

 

 

1. 초상권, 법이 보장하는 ‘나의 얼굴을 지킬 권리’

먼저 초상권은 헌법과 민법이 인정하는 인격권의 하나입니다. 헌법 제10조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을 근거로, 법원은 개인이 자신의 모습과 신체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며, 타인이 임의로 촬영·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헌법 제10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민법 제750조 역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명시하고 있어, 상대방이 동의 없이 내 얼굴을 찍어 온라인에 게시해 정신적 피해를 주었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0(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대법원 판례(2021219116)는 이를 더욱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 판례에서 법원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등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이 함부로 촬영·공표되지 않을 권리를 가지며, 이러한 초상권은 헌법 제10조에 의하여 헌법적으로도 보장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타인의 얼굴이 식별될 수 있는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공표하려면 반드시 동의를 받아야 하며, 설령 촬영에 동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공표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나면 추가적인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 단순히 길거리에서 우연히 찍힌 얼굴이라 하더라도 특정인이 식별 가능하다면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악의적으로 편집해 조롱하거나 특정 인물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라면 손해배상액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2. 퍼블리시티권, 연예인만의 권리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퍼블리시티권을 연예인이나 유명인만 누릴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하시지만, 최근 법원은 일반인에게도 일정한 보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퍼블리시티권이란 자신의 얼굴, 이름, 목소리 같은 개인의 동일성을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인터뷰 영상을 촬영해 동의 없이 유튜브에 게시하고 광고 수익을 얻었다면, 그 영상 속 일반인도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0년 선고한 판결(2019가단5304700)에서 영상 속 인물이 특정 가능하고, 그 영상이 수익 창출에 사용되었다면 재산적 가치가 있는 인격적 속성을 무단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단순 초상권 침해를 넘어 내 얼굴을 돈벌이에 이용했다는 점에서 법적 책임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3. 그렇다면 모든 촬영이 불법일까요?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길거리에서 찍는 건 다 불법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법은 일정한 예외를 인정합니다.

 

형법 제20(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익 목적의 언론 보도, 국가·지자체의 공식 행사, 다수인이 참여하는 집회나 공연 같은 공개적 상황은 초상권 침해로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불특정 다수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장면에서 개인의 얼굴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침해 가능성이 낮습니다. 예를 들어 거리 풍경을 찍었는데 사람들의 모습이 작게 담겨 얼굴을 알아볼 수 없거나, 촬영자가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면 문제 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4. 내 얼굴이 무단으로 올라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만약 내 얼굴이 동의 없이 게시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게시자에게 삭제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이를 거부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44조의2게시물 임시조치 제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 조항에 따르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권리 침해 신고를 받은 경우, 지체 없이 해당 정보에 대한 삭제 또는 임시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 피해자는 포털사이트, SNS 고객센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신고하면 해당 게시물을 최대 30일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정보의 삭제요청 등)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는 해당 정보를 처리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그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이하 "삭제등"이라 한다)를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삭제등을 요청하는 자(이하 이 조에서 "신청인"이라 한다)는 문자메시지, 전자우편 등 그 처리 경과 및 결과를 통지받을 수단을 지정할 수 있으며, 해당 정보를 게재한 자(이하 이 조에서 "정보게재자"라 한다)는 문자메시지, 전자우편 등 제2항에 따른 조치 사실을 통지받을 수단을 미리 지정할 수 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제1항에 따른 해당 정보의 삭제등을 요청받으면 지체 없이 삭제·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즉시 신청인 및 정보게재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필요한 조치를 한 사실을 해당 게시판에 공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 이후에도 피해가 계속된다면 민사소송을 통해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만약 게시자가 해당 영상을 통해 광고 수익을 얻었다면 부당이득 반환 청구도 가능해집니다. 경우에 따라 형사 고소까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5. 법적으로 안전하게 촬영·게시하는 방법

콘텐츠 제작자라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촬영 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영상을 찍고 온라인에 올릴 수 있는데 괜찮으신가요?”라고 설명한 뒤, 상대방이 라고 답한 음성을 간단히 녹음해 두는 것만으로도 법적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영상이라면 편집 과정에서 모자이크 처리를 습관화하고, 영상 속에 특정 인물이 뚜렷하게 등장하지 않는지 게시 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상업적 목적으로 제작된 콘텐츠라면 촬영 목적, 수익 여부, 게시 플랫폼 등을 사전에 명확히 설명한 뒤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결론: ‘공공장소니까 괜찮다’는 생각, 이제는 위험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길거리 촬영은 더 이상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닙니다. ‘공공장소라서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무심코 올린 한 장의 사진, 한 편의 영상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초상권과 퍼블리시티권은 단순히 법이 정한 제한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격과 사생활을 존중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입니다.

 

촬영 전 한마디 동의를 구하고, 모자이크를 처리하는 작은 습관들이 나와 다른 사람 모두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여러분이라면, 길거리에서 찍은 영상을 올리기 전에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 17기 법무부 국민기자단 남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