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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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조력인이 되기까지

법무부 블로그 2016. 9. 7. 09:00






성폭력 또는 아동학대 범죄 피해를 당한 경우, 피해자들은 그 트라우마 등으로 인하여 피해사실을 정확히 진술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아동장애인은 일반 피해자보다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렵기도 하고, 사실을 말했음에도 아동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증언의 신빙성에 대해 의심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성폭력 또는 아동학대 피해를 입은 아동장애인의 경우에는 그 진술과 행동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가 수사(피해조사) 또는 재판에 동석하여 그들의 의사소통을 조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할 필요도 있지요. 이때 피해자의 수사재판 과정에 직접 동석하여 피해자의 의사소통을 조력해주는 전문가가 바로 진술조력인입니다.

    

 

    

2016 진술조력인 심층 실무교육 현장

 

진술조력인은 어떤 일을 할까?

진술조력인은 형사사법절차, 심리, 발달, 장애 등에 대한 전문지식을 기초로 구체적 사례에서 의사소통이나 진술에 영향을 미치는 피해자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의사소통이나 진술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요소를 발견하고, 그러한 장애요소를 고려하여 진술이 이루어질 수 있는 진술 환경을 조성하거나 의사소통적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진술조력인의 도움으로 피해자가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풍부하고 자유로운 진술을 할 수 있게 되면 진술의 증명력도 확보할 수 있고, 사건의 진실을 발견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아동장애인 피해자의 2차 피해 또한 방지할 수 있겠죠? 이것이 바로 아동장애인의 성폭력 또는 아동학대 피해 사건에 진술조력인이 필요한 이유이며, 진술조력인이 자신의 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진술조력인 심층 실무교육, 그 현장에 가다

진술조력인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45일 합숙의 기본교육을 통해 진술조력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이론들에 해한 교육을 받고, 10주간의 기본 실무교육과 45일간의 심층 실무교육을 통해 진술조력 활동을 위한 실무적 노하우 및 실습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지난 822일 월요일부터 26일 금요일까지, 서초구 The-K 호텔에서는 진술조력인 심층 실무교육이 있었는데요. 본격적인 교육에 앞서 한 교육생은 그동안 매주 토요일 기본 실무교육에 참여해온 것이 때로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그 만큼 의미가 있는 일이기 때문에 기쁘게 참여하고 있다. 이번 심층 실무교육은 더욱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일 것 같아 설렌다.”는 소감도 밝혀주었습니다.

 

 

    

진술조력 전체 과정의 이해에 대해 설명하는 법무부 여성아동인권과 반준성 사무관

    

 

짧은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법무부 여성아동인권과의 반준성 사무관님께서 심층 실무교육의 포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사무관님은 진술조력 전체 과정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예비 진술조력인이 실제로 진술조력 현장에 투입될 때의 주의해야할 점들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돕는 것과 동시에 중립성을 지키는 것이 진술조력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선배 진술조력인, 후배 교육생에게 현장의 이야기를 전하다

    


김영태 교수의 언어치료적 관점에서의 의사소통 중개강의 모습

 

45일간 진행된 예비 진술조력인 교육에서 참으로 의미 있게 느껴졌던 것은 4기로 선발된 교육생과 1~3기 진술조력인 선배가 함께하는 교육이었다는 점입니다.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선배 진술조력인들은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어가며 후배 교육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진술 과정에서 조력인이 의도하지 않았던 행동이나 말 하나가 오히려 법정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교육이 끝난 후 막간을 이용하여 서울남부해바라기센터 여미경 선생님, 경북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 황혜미 선생님, 전남동부해바라기센터 한은미 선생님, 경기남부해바라기센터 장옥선 선생님 이상 네 명의 선배 진술조력인과 함께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왼쪽부터 여미경, 황혜미, 한은미, 장옥선 선생님(현 상근 진술조력인)


 

Q. 진술조력인 선발 조건이 어떻게 되나요?

여미경 : 정신건강의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교육학 등 아동 또는 장애인의 심리나 의사소통과 관련한 전문 지식이 있거나 관련 분야에서 상당 기간 종사한 적이 있는 사람들을 서류 및 면접전형을 통해 선발하는데요. 저의 경우는 유아교육, 특수심리 치료 분야에서 몸담았던 것이 합격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Q. 진술조력인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나요?

황혜미 : 친부모가 2살배기 친 자식을 학대살인 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 때 4살 언니가 이 사건을 목격하고 증인으로 진술해야 했어요. 처음에는 아이가 진술을 거부하고 불안해해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아이와 함께 밥도 먹고, 관심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노력을 했고, 결국 아이에게 진술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어요. 진술조력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깨닫게 해주는 경험이었기에 기억에 많이 남아요

 

Q. 진술조력인 활동 시 특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요?

한은미 : 우리의 역할은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의사소통을 중개하고 보조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중립성이라는 부분이 정말 중요해요. 왜냐하면, 아동이나 장애인을 위한다고 중립성을 깨뜨리는 행동을 할 경우, 진술의 신빙성을 잃어 자칫 증거로서의 인정을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진술조력인에게 중립성이란, 피해자가 진술하는 내용이 피해자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가리지 않고 피해자가 원활히 진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말해요. 이번 교육에서 예비 진술조력인들이 중립성의 중요성을 잘 알아가면 좋겠어요.

 

Q. 진술조력인 제도가 시행되고 나서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장옥선 : 처음 이 제도가 생겨났을 때는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겠나 반신반의하던 분위기가 많았어요. 하지만 요즘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지요. 특히 수사기관에서는 진술조력인의 도움을 한두 번 받아보고 나서는 이제는 우리를 더 많이 믿게 된 분위기에요. 앞으로 진술조력인 제도가 더 많이 알려지고, 더 제대로 자리 잡기를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선후배가 함께하는 교육 외에도 교육생들은 수사기관 및 법원에서의 진술조력 방법, 장애 유형에 따른 진술조력 방법, 트라우마가 있는 피해자에 대한 진술조력 방법 등 실제를 방불케 하는 다양한 유형의 진술조력에 대해 배움을 이어갔습니다. 45일간 진행된 총 교육시간은 무려 45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930분까지 지속된 교육에 힘들고 지칠 법도 했지만, 예비 진술조력인들의 열의는 한층 더해갔답니다. 교육이 끝난 후, 한층 더 성장한 예비 진술조력인 한 분께 교육에 대한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interview 조아라 (예비 진술조력인 교육생)


Q. 진술조력인 교육을 받으면서 어려웠던 점은?

A. 7월 초에 예비 진술조력인이 되어 처음으로 합숙교육을 받을 때, 너무 긴장 돼고 처음으로 도전하는 분야라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어요. 하지만 차츰 부딪혀 보면서 내가 진술조력인이 되어 장애인 피해자나 아동 피해자를 돕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면서 차츰 어려움이 사라졌어요. 지금은 막연한 두려움은 없어요. 빨리 진술조력인이 되어 현장에서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저 자신을 경험하는 순간, 정말 큰 보람을 느끼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두려움보다는 배움에 대한 즐거움이 더 큽니다


Q. 진술조력인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작년에 3기로 활동하시는 분을 통해서 처음 진술조력인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이 후 좀 더 깊이 알아보게 되었고, 진술조력인이 사회 공헌을 위해서 꼭 필요한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을 돕는 좋은 일도 하고, 보람도 있고, 일석 이조 아니겠어요? 그래서 저도 용기내어 지원하게 되었지요.



강의를 듣는 조아라 선생님


Q. 앞으로의 각오는?

A. 진술조력인 교육을 받으면서 이 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점점 제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어요. 피해 아동이나 피해 장애인의 진술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거나 그들이 2차 피해를 입는다면, 저는 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한 사람의 인생까지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 오싹해지다가도, 제가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판단하는 진술조력인이 되어서 아동, 장애인 피해자가 진술과정에서 부적절한 대우가 일어나지 않도록 잘 중개하고 보조하겠습니다. 현재 많은 진술조력인이 진심을 다해 아동 장애인 피해자를 돕고 있어요. 저 또한 그렇게 될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2016년 현재, 대한민국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진술조력인70여명! 임상심리, 발달심리, 상담심리, 특수교육, 언어치료, 수화 등 아동 또는 장애인의 심리 및 의사소통 분야의 전문가들이 진술조력인으로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진술조력인이 되기 위해서는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친 후 6개월간의 교육과정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이번 실무교육에 참여한 교육생들은 지난 7월부터 꾸준히 진술조력인 수업에 참여해오고 있는 분들이었는데요. 어느 해보다도 견디기 힘들었던 한여름의 폭염도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한 예비 진술조력인들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교육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예비 진술조력인들

 

부디, 이곳에서 만난 예비 진술조력인들이 앞으로 남은 교육을 무사히 잘 마무리해서 멋진 진술조력인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실력 있는 진술조력인이 많이 양성되어 진술조력인의 도움이 필요한 많은 아동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들이 보다 세심한 배려 속에서 수사와 재판을 치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약자를 위해 힘써 오고 있었던 진술조력인 여러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 진술조력인 홍보 포스터

 

취재 = 8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김민준(대학부) / 박홍진(일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