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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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인문학을 배운다고?!

법무부 블로그 2013. 8. 26. 17:01

 

서울남부교도소라고 들어보셨나요?

서울남부교도소는 서울특별시 구로구 천왕동에 위치해있는 교도소로,

전국에 있는 교도소 중에 가장 최근에 지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곳의 환경은 보통의 사람들이 교도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상과는 달리 상당히 깨끗하고 쾌적했습니다.

이 곳, 서울남부교도소는 2011년까지 영등포교도소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2011년 이전하면서 명칭 또한 함께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교도소의 주요업무는 ‘교도(矯導)’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잘못을 바로잡아 인도(引導)’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도소는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직업훈련과 교도작업 및 각종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수형자에 대한 교정·교화를 위해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취지에 따라 법무부와 서울대학교는

소외계층인 수용자에게 ‘세계와 인간 그리고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건강하게 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인문학 강좌 개설에 서로 협력하기로 했는데요.

 

지난 2013년 7월 3일,

‘수용자의 사회복귀 지원을 위한 법무부 · 서울대학교「인문학교육」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후 7월 26일부터 서울대학교에서는 서울남부교도소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매주 2시간씩 강의를 시작하였습니다.

    

 

 

 

 

8월 23일 강의는 서울대 정치외교과의 유홍림 교수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강의를 들으러 온 수용자들은 직업훈련 교육생 중에서도 선발된 인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께서 강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유홍림 교수님께서는 ‘인간과 정치’라는 주제하에 인간과 정치의 밀접한 관계를 놓고 정치에 대해

우리가 어떤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강의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정치라는 것은 우리의 일상적 삶과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사실상 정치적인 것과는 떼어놓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정치에서의 기본적 틀이 되는 ‘국가’는 개인이 성취를 이루는 데 있어 중요한 기반으로 강조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국가를 기본적 틀로 하여 그 안에서 인간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성취와 비극들 또한 정치적 과정입니다. 때문에 인간은 정치적 삶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정치는 수단인가, 목적인가

 

 

사적인 삶의 영역에서 많은 것들이 상충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정치를 꼭 필요로 하는가와 관련한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때, 정치를 수단으로 보는 입장이 있으며, 목적으로 보는 입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먼저 정치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수단이라는 입장입니다. 정치적 삶의 모든 과정은 계약으로 이루어져있고,

개개인이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계약을 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계약으로부터 벗어날 수도 있고 그 계약을 깰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정치를 목적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인간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결국은 행복이다라는 답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행복은 무엇은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데, 행복에는 여러 가지 차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경제적 풍요로 인한 욕구, 문화적 삶에 대한 욕구 등에 따른 행복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인간의 유한성이 전제가 됩니다.

좀 더 고차원적으로 인간은 무한성에 대한 추구를 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은 유한하지만 인간에게 무한한 아름다움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원하게 됩니다.

이 때 국가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되고 개인의 유한성을 넘어서는 국가라는 정치적 삶 속에서

사회적 인정을 받고자 하는 고차원적인 갈망을 표현하게 됩니다.

정치라는 것은 결국 개인의 삶의 목적을 실현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기반이 되는 것입니다.

정치는, 이 경우 앞서 말했듯이 수단이 아닌 자아실현을 위한 과정에서의 중요한 ‘틀’이 됩니다..

 

 

자아실현을 위한 ‘틀’로써의 정치는 인위적 질서이다.

 

이러한 기능을 하는 정치에서 어떤 법과 제도를 만드는가는 사실 주어져 있지 않습니다.

대신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정치 질서는 인간의 세계를 초월한 질서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의 선택에 의해 만들어지는 인위적인 질서입니다.

때문에 정치 질서내에서 강제력의 주체가 되는 정부라는 실체를 둘지 말지

또한 어떠한 집단적인 선택 과정이 있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정치 질서 내의 사람들이 정치적 논의의 과정을 거치면서

집단적 선택을 통해 모든 법과 정책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정치질서는 무엇?

 

우리는 이러한 정치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를 정치의 불가피성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정치질서를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그 시대 속에서 집단들이 함께 고민하며 찾아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강의 내용은 주로 정치에 관한 원론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졌고, 때문에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교수님께서 전달해주시는 메시지는 분명 수용자들에게도 유의미한 내용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 곳에 계셨던 많은 분들께서 경청해서 강의에 집중해주셨습니다.

 

 

 

 

    

정의(Justice)란 무엇인가?

 

정치적 질서의 안정에 기초가 되는 모두가 동의할만한 정의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때 하나의 정의 관념 수립을 위한 기초가 되는 것은 ‘이성’입니다.

이러한 이성을 바탕으로 영역별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전체적인 조화와 통합을 모색하는 것이

‘정치적 정의’일 것입니다.

 

정치에 있어서는 시민들의 역량이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시민들의 관심없이는 정치 질서가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최악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시민 스스로 알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법무부에서는 우수한 인적․물적 지원을 확보하여 인문학교육을 통한 수용자의 인성변화를 돕고,

서울대학교에서는 소외계층에 대한 재능기부를 통해

대학의 기본 역할 중 하나인 ‘사회봉사’의 책무를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님은 “법무부와 서울대학교 간 금번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전국 교도소, 구치소, 소년보호시설 등 지원이 필요한 많은 시설에 대학들이

재능기부 형태의 활발한 봉사활동을 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하였습니다.

 

영문학, 중문학, 스페인문학, 동양사, 서양사,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10명의 현직 교수들이 6개월간 총 20회 내외의 과정으로 매주 2시간씩 강의 할 예정이며,

다가오는 금요일에는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님께서 강의를 진행해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존에 교도소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생각의 많은 부분이 고정관념이었습니다.

수용자들은 자유롭지 못한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을 한 권리를 가집니다.

이 곳 남부교도소의 환경은 다른 교도소에 비해 상당히 쾌적하였는데,

아직까지도 열악한 환경을 가진 교도소들이 많다고 합니다.

교도소의 생활 환경 또한 수용자들의 교화의 정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관련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한편, 수용자들에게 양질의 강의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교화를 위해 힘쓰는 법무부의 노력은 분명 유의미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용자들 또한 이를 알고, 스스로 배움의 태도로 강의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 이주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