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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성범죄자의 인권…. 중학생들의 생각은?

법무부 블로그 2012. 11. 4. 10:00

 

요즘 뉴스를 보면 살인사건이 빠지지 않고 보도되는 것 같습니다. 성범죄를 저질러서 경찰에 잡혔다는 이야기도 너무 많이 들어서 자칫 성범죄가 경범죄처럼 흔한 범죄처럼 비춰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사회적 문제를 본 중학생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요?

 

축제에 모인 친구들에게 ‘성범죄자의 인권’에 대해 물어봤어요.

 

지난 10월 18일, 경기도 남양주시의 호평중학교에서 축제가 열렸습니다. 아침부터 모든 학생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바빴는데요. 학생자치회의 평화인권실천부 차장이었던 저도 조원들과 2주 넘게 준비한 게시물을 전시하느라 바빴습니다.

이번 행사의 계획은 ‘학생들의 참여를 최대한 유도’ 하는 것이었는데요. 그래서 요즘 핫이슈가 되고 있으며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문제와 성범죄자 인권을 존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친구들의 의견을 묻기로 했습니다. 성범죄자의 인권존중이란, 성범죄자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에 관한 이야기였고 사형제는 말 그대로 사형제를 계속 유지하고 집행하는 것이 옳으냐, 아니면 지금처럼 사실상 폐지국으로 유지하는 것이 옳으냐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

축제 참가자들은 스티커를 붙이거나 포스트잇에 글을 써서 자신의 의견을 나타냈는데요. 스티커를 붙이기 전에 게시물과 함께 준비한 ‘성범죄자의 인권’, ‘사형제’에 관련된 찬·반 기사를 읽어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자, 먼저 ‘성범죄자의 인권존중’부분을 볼까요? 위의 사진이 ‘성범죄자 인권존중’에 대한 중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의 생각이었습니다.

반대표를 던지신 분들의 대다수의 의견은, 성범죄자의 인권을 존중하기 전에 피해자의 인권이 먼저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잔혹한 성범죄자를 저지른 사람에게 무슨 인권을 운운하느냐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성범죄자 인권존중에 반대표를 던지신 신은경 선생님께서는 “인권존중 이라는 것이 매우 폭이 넓기 때문에 조금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지만 만약 신상 정보 공개와 같은 문제라면 마땅히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성범죄자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올 수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어요. 몇몇 학생들은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그 사람의 신상 정보가 공개되어 성폭행범 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붙어 다니게 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길이다.”라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사형제, 폐지하는 게 옳을까? 유지하는 게 옳을까?  

두 번째로 사형제도 폐지에 대해 물었어요. 사형제 폐지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반대의 입장을 표했어요. 다시 말해, 지금 사회에서 사형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많았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포스트잇으로 전해진 사형제에 대한 친구들의 의견을 정리한 것입니다.

 

A양 - “사람을 죽이고 끔찍한 짓을 한 범죄자가 감옥에서 우리가 낸 세금으로 편히 밥을 먹고 자고 운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

B군 - “범죄자가 사람을 죽이는 것과 우리가 그 사람을 사형시키는 것은 도대체 다른 게 뭔가? 궁극적으로는 모두 다 살인이다.”

C양 - “아니다. 그것은 살인이 아니라 정당한 집행이다.”

D양 - “만약 우리가 사형시킨 사형수가 나중에 누명이 벗겨져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 라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F군 - “극소수의 오판 때문에 사형 제도를 아예 폐지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누구에게 주어지는 ‘인권’이라고는 하지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많은 사건들은 지금도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답이 없는 질문은 계속 우리 곁을 맴돌고 있습니다.

성범죄자에게도 인권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을까요?

죽을죄를 지은 사람도 살아야 할 권리가 있는 걸까요?

아마도 그에 대한 정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학교 축제에서 다소 재미없게 느껴질 수 있는 설문을 진행했는데, 고맙게도 자연스럽게 참여도가 높았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인권을 주제로 한 토론대회 등을 개최하여 학생들을 생각을 더 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 운동장에서 벌어진 작은 조사가 사회의 어떠한 부분을 변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런 문제에 대해 잠시나마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취재.사진 = 안신영 기자 / 이미지 = 알트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