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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이 연상됐던 10만번째 외국인 귀화증서 수여식

법무부 블로그 2011. 1. 25. 17:00


대한민국으로 귀화한 외국인의 수가 어느새 10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들으셨나요?

 

사실 저는 그 동안 귀화자들에 대해서는 현재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역임하고 계신 이참씨와 “한 뚝배기 하실래예~” 라며 구수한 사투리로 우리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은 로버트 할리씨 밖에 알지 못했는데요,

1월 24일, 법무부에서 열린 귀화자 국적 증서 수여식을 취재하면서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귀화자 분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답니다. ^^

 

외국인 귀화자 수 10만 돌파
  

 

 

대한민국의 첫 귀화자는 1957년 대만 출신의 손일승씨. 이후 63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으로 귀화한 외국인의 수는 어느덧 10만을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특히, 외국인 귀화자의 수는 2001년부터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는데요, 전체 외국인 귀화자의 98%가 최근 10년 사이에 귀화한 외국인이라고 합니다. 10년 사이에 약 5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인데요, 이렇게 귀화자가 급격히 늘어난 데에는 국제결혼의 증가, 중국 동포들의 귀화증가,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의 발전하는 모습에 따라 외국인 귀화자들의 선호도가 증가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귀화 허가 10만번째. 그 영광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

 

 

 


바로 인도 출신의 대학교수 로이 알록 꾸마르씨(55세) 입니다. (왼쪽은 로이 알록 꾸마르 교수의 아내입니다.^^)

법무부는 로이 알록 꾸마르 씨를 비롯한 귀화자 10명을 초청하여 국적증서를 수여하고, 장관님과 귀화자들의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한국의 안방까지 들어온 것 같습니다.”


현재 부산외국어대학교의 부교수로 재직 중인 로이 알록 꾸마르씨는 1980년에 정부초청장학생으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대한민국과 인연을 맺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한국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한 뒤 2명의 딸을 낳았고, 올해는 그가 한국에서 산 지 31년째 되는 해라고 하네요 !


“사실 그 동안 한국에 살면서 외국인이라는 담을 넘어, 마당까지는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방까지는 들어갈 수 없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정말 안방까지 들어온 것 같습니다. 한국과 더욱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되어서 기쁩니다.”

 

‘외국인’이라는 신분의 담을 넘어서 이제는 한국의 안방까지 들어가게 된 것 같다는 그는, 2011년 1월 1일부터 새로 개정된 국적법의 시행에 따라 인도국적을 포기하지 않고도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 초청된 귀화자들은 행사를 위해서 예행연습을 하고 있었는데요. 행사장에 일찍 도착한 덕분에 몇몇 분들과 인터뷰를 해 볼 수 있었습니다.
 

 

 

 

 

행사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신 베트남 출신 팜00씨와 남편. (본인이 동의하지 않아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벌써 한국에 온지 7년도 넘었다는 그녀와 남편의 다정한 모습은 영락없는 한국인 부부처럼 느껴졌습니다.

 

“충북 금산에서 왔어요. 서울에서 길 잃을까봐 가족들이 어찌나 걱정했는지... 그래도 법무부까지 와서 직접 국적증서를 받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한국어를 사용하는데 전혀 어색함이 없어 보이는 그녀.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한 노력의 결과라고 합니다.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았겠지만 남편과 가족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꿋꿋이 이겨낼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까르르~!”
식장 한 구석에서 들려오는 예쁜 웃음소리를 따라가 보니, 너무나 아이들과 함께 앉아있는 행00 씨네 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예쁘게 키우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죠.”

 
캄보디아 출신의 행00씨. 남편과 결혼하기 위해 한국에 온지도 벌써 3년이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 남편의 캄보디아 유학시절 처음 만났다는 두 사람. 지금은 두 아이들과 함께 행복해 하는 모습입니다. 남편에게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아내와 이루고 싶은 소망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는데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열심히 살아야죠. 애들도 예쁘게 키우고, 가족이 다 함께 열심히 사는 것이 소망입니다.” 라고 대답하며 연신 아이를 쓰다듬는 모습이 정말 행복하게 보였습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

  

 


이윽고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고, 귀화자들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행사에 임했습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등 서툴지만 열심히 하려는 외국인 귀화자 모습에 저도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귀화자들의 모습. 전혀 어색하지 않은 모습이죠?^^

 

 


“시험 칠 때 다들 애국가 외우셨죠?” 라는 질문에 일제히 웃음을 짓는 귀화자들.
예행연습 때 애국가 제창 소리가 너무 작자 진행자분이 하신 말씀이랍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을 멋지게 끝 낸 귀화자들에게 장관님의 국적증서가 수여되었습니다. 로이 알록 꾸마르 씨부터 차례대로 10명의 귀화자들에게 모두 차례대로 수여되었는데요, 그런 귀화자들을 바라보는 가족들 마음은 얼마나 뿌듯할까요~

 

 

 


이날 꾸마르 씨는 귀화자들을 대표해서 선서를 하고, 기념품과 태극기를 선물 받았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써의 긍지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축사에서 이귀남 법무부장관은 “몇십 년 사이에 대한민국은 정말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냈고, G20 회의의 의장국 역할도 충실히 잘 해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이러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써의 긍지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회 각 층에서 가교역할을 해 달라는 부탁의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모든 행사 순서가 끝나고 장관님과 귀화자들의 기념 촬영이 이어졌습니다.

여러 방송사에서 기자들이 나와 행사를 취재하자 귀화자들은 조금 얼떨떨해 보였는데요.
이내 한국 귀화자들을 대표해 이런 행사에 참석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얼마전 1박 2일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가족들의 만남을 보여주며 훈훈한 감동을 주기도 했는데요.

귀화증서 수여식이 끝날때 쯤 그 동안 주위의 외국인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로이 알록 꾸마르씨는 한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과의 벽이었습니다. 저와 대화를 나누기 전까지, 한국 사람들과 저 사이에는 분명한 벽이 있었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그동안 주위의 외국인들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간 적은 있지만 진정 그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여준 적이 있었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외국인 귀화자들에게 대한민국이 정말 '사랑하는 우리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외국인 귀화자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보다 더 두터워져야 할 것입니다.

 

 

글·이미지 = 원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