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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위작의 역사는 무려 1000년이 넘는다!

법무부 블로그 2010. 9. 15. 20:00

  

 

 

 

최근 중국의 경매시장에 북한의 가짜 그림이 넘쳐난다고 합니다. 이 그림들 중에는 여성의 몸매를 거의 노출한 그림도 있었는데, 판매자는 ‘북한의 화풍이 바뀌었다’는 변명을 하며 그 그림을 시장에 내놓았다고 합니다. 또 중국에서 북한의 그림이라고 수백장을 사온 한 대기업 지사장이 있었는데, 감정 결과 쓸 만한 그림이 한 점도 없었다고 합니다. 대개 위작이거나 위작인지 아닌지 감정할 가치도 없는 그림들이었다고 합니다.

(시사IN Live 2010.09.13. 북한 그림, 가짜가 넘친다.)

 

우리나라에도 얼마 전에 위작 사진 사건이 있었지요. 부산시가 주최한 '부산관광사진 전국 공모전'의 대상과 입선작 다수가 컴퓨터 합성으로 만든 위작으로 밝혀졌는데요. 사진촬영은 여름인 7월에 했다고 하는데, 사진 속 갈매기가 겨울 철새라서 꼬리를 잡히게 되었지요. 뿐만 아니라 2005년에는 미술계를 뒤흔들었던 '이중섭·박수근 대규모 위작 사건'이 일어나 미술계가 충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그림, 사진, 도자기 등의 작품을 위작하는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위작을 하는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형법 347조에 의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위작이 일어나는 이유, 과연 무엇일까?

 

 

그림을 위작하는 것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위작의 역사는 무려 1000년이 넘는데요. 로마 바티칸에 있는 ‘라오콘’ 조각은 헬레니즘 시대를 대표하는 조각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나 이 조각은 르네상스 시대에 미켈란젤로에 의해 만들어진 ‘가짜’였습니다. 또 술의 신으로 불리는 디오니소스의 그리스 시대 두상도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모조품이었지요. 이처럼 로마시대에도 이미 위작 혹은 모작이 존재했던 것이지요.

 

위작과 모작은 원작을 보고 똑같이 그려낸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하지만 위작은 원작자의 사인까지 모사해 진짜라고 속이는 것이고, 모작은 화가 지망생들이 연습을 위해 원작자의 화풍을 따라 그리는 것입니다. 이때는 모사한 작가의 사인을 넣습니다. 또 위작과 모작의 차이점은 돈벌이를 목적으로 했느냐, 안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돈 벌이를 목적으로 한 위작은 분명한 위법이며, 모작은 순수한 교육을 목적으로 한 것입니다.

 

이처럼 위작이 일어나는 이유는 ‘돈벌이’ 때문입니다. 그림이 환금성을 갖게 되면서 모작이 위작으로 변질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림 자체가 주는 감동을 소유하기 위함이 아니라 웃돈을 받고 팔 것을 목적으로 투자가들이 그림을 사기 시작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림을 사고자 하는 수요는 늘어나게 되었고, 그림은 한정되어 있어 공급이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미술시장이 오염되고, 중국 최대의 그림 시장인 심천 유화촌에는 절반 이상의 그림이 모작품으로 팔리는 실태까지 오게 되었지요.

 

중국에서 예술을 전공한 대학 졸업생은 한해에 약 2만여명 정도입니다. 이 중에 일부는 생전 가보지도 못한 지중해와 유럽의 풍경을 매번 그려내거나, 반 고흐보다 더 많은 개수의 고흐 작품을 그려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어느새 세계 미술시장에 엄청난 Made in china 작품들이 쏟아지게 된 거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손재주’ 좀 있다 싶으면 위작을 해달라는 유혹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한국의 위작품은 대부분 손으로 그리는 수인화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한 원로화가는 “좋은 기술은 좋은 일을 위해 써야 하는데, 이를 계속 음지로 끌어내리는 세력이 있어 안타깝다” 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위작을 뿌리 뽑기 위한 방법, 과연 없을까?

 

 

위작을 판별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① 과학적 분석, ② 전문가의 감, ③ 도록입니다. 과학적 분석에는 적외선 검사, X선 검사, 탄소 측정, 재료 측정 등이 있는데 이를 통해 덧칠된 부분, 스케치 부분을 찾아내고, 종이의 연대, 물감의 연대 등을 알아내게 됩니다. 두 번째 ‘전문가의 감’은 말 그대로 20~30년 이상 미술계에서 일해 온 전문가의 노하우를 이용하는 것인데, 억대의 미술품을 이 ‘감’으로 판정해야 하니 언제나 말이 많고 논란도 많습니다. 마지막은 화가의 작품집에 실려 있는지 여부로 진품을 알아보는 것인데요. 작가가 모든 작품을 도록에 싣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00% 신뢰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위작은 ‘작가의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명품을 남긴 예술가로 이름을 남길 것인지, 기막힌 위작품을 남긴 화가로 이름을 남길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실제로 기막힌 위작품을 남긴 화가로 이름을 남긴 사람이 있는데 바로 ‘반 메헤렌(1889~1947)’입니다. 메헤렌은 ‘진주 귀걸이의 소녀’를 그린 유명한 화가 ‘베르메르’의 위작 작가로 유명한 사람인데요.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베르메르 작품을 나치에게 넘겼다는 이유로 재판장에 섰을 때 “사실 그 그림은 제가 그린 위작입니다”라고 선언해 큰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믿을 수 없다는 사람들 앞에서 직접 위작품을 그려내어 이를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때까지 많은 미술 평론가들은 메헤렌의 작품을 베르메르 작품으로 철썩 같이 믿고 있었지요. 어쨌든 메헤렌은 세계 최고의 위작 작가로 지금까지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미술품은 우리 문화의 자산

 

 

앞으로 미술시장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위작 사건은 계속해서 되풀이 될 것입니다. 그 연결고리를 끊는 것은 바로 화가 자신들의 몫입니다. 미술품은 세월이 흘러 한 나라의 보물, 국보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지면 문화유산으로 후손에게 물려주기도 하지요. 문화유산으로 남아야 할 작품들이 위작으로 인해 그 가치가 손실된다면 그보다 더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미술품 혹은 소중한 예술품들이 우리 문화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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