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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과거의 그 남자, 인천에서 달인 되다!

법무부 블로그 2010. 9. 14. 20:00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흘린 아름다운 ‘땀방울

 

지난 9월 7일부터 13일까지, 인천에서 전국 기능 경기대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대회는 국내에 있는 각 분야의 기능인들 중, 곧 있을 세계 기능경기대회 출전을 위한 국가대표 기능인을 선발하는 대회였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는데요. 특히, 이번 대회에 수형자들도 출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제 45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대회장

 

 

1966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 40여년간 우수 기술·기능인을 발굴·배출하며 우리나라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왔던 기능경기대회! 갈고 닦은 실력으로 당당히 이번 대회에 도전한 수형자들을 만나보고 왔습니다.

 

 

▲조적분야에서 실력발휘중인 수형자 선수

 

 

법무행정 혁신을 위한 변화전략계획 추진과제의 하나로 수형자의 직업능력 개발훈련 전문화·고급화에 주력하고 있는 법무부는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수형자들이 사회에 복귀했을 때 살아갈 길을 만들어주기 위해 전국기능경기대회 등 각종 국가기술 자격을 취득하고 수형자의 성공적인 사회복귀와 더불어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지난 일주일 간 개최되었던 제45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역시 그 일환으로 참석한 것이었습니다. 수형자들이 참가하여 경기가 이루어진 곳은 도화기계공고, 인천기계공고, 인천생활과학고, 송도 컨벤시아의 총 4개 시험장으로, 그간 땀흘려가며 익혔던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모습을 한 컷 한 컷 사진에 담았습니다.

 

 

▲등이 다 보이는 것도 모르고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수형자 선수의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누구 하나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눈빛에는 열정이 가득했습니다. 전국대회라 그런지 가족과 선생님, 친구들이 모두 모여 경기장 먼발치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미용분야에서 실력을 겨루는 여성 수형자 선수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에는 총 45의 수형자가 참가했는데요. 송도 컨벤시아 대회장에는 2명의 여성수형자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두명의 여성 수형자 선수는 헤어디자인 분야와 화훼장식 분야에서 열심히 실력을 발휘하고 있었는데요. 주위의 시선이나 소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일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대단히 멋있어 보였습니다.

 

 

▲화훼 분야에 도전하여 실력발휘중인 여성 수형자 선수

 

 

또한, 게임개발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수형자 선수도 있었는데요. 몰두하는 모습이 실력파 게임 개발자 같죠?^^

 

 

▲게임개발 분야에 도전한 수형자 선수

 

 

 

 

 

나는 희망을 꿈꾸는 ‘장식 미술 기능인’입니다.

 

오전 경기가 끝나고 점심시간 즈음, 도화공고에서 수형자 한 분을 만나보았는데요. 군산교도소에서 대회를 위해 올라와, 장식 미술 부문에 출전했다고 합니다,

 

 

interview | 김진수 (가명 / 군산교도소 수형자 · 장식미술 부분 출전)

 

Q. 장식 미술은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신 건가요?

A. 저는 예전에 도장을 했었거든요. 도장 자격증을 따러 갔다가, 선생님(교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나만의 ‘장식 미술 가치관’이 있으신가요?

A. (수줍어 하며) 하하.. 아직은 없어요. 하지만 그런 건 있어요. 저는 지금까지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었지만, 장식 미술을 접하기 시작하면서 ‘아, 나도 뭔가를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벅찬 느낌이 들어요. 기분이 좋아요.

 

 

장식 미술을 오랜 시간 해 왔지만, 대회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살짝 긴장한 모습도 보였는데요, 수상할 자신이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부끄러운 듯 웃으면서 대답해 주었습니다.

 

“잘 모르겠어요. 마음먹은 대로 잘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 할 거예요.”

 

이번 대회에 출전한 수형자들의 곁에서 조용히, 마음으로 열렬히 응원하던 사람들도 있었는데요, 바로 교정공무원들이었습니다. 특히 제주교도소 임치운 교사는 ‘자동차 페인팅’ 부문에 도전한 제주교도소 수형자들을 인솔하면서 더불어 에너지를 팍팍 넣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었습니다.

 

 

 

interview | 임치운 (교사 · 제주교도소 직업훈련과)

 

Q. 자동차 페인팅을 오랫동안 지도하셨다고 들었어요.

A. 1994년에 제주교도소에 자동차 페인팅 교실을 신설한 후, 지금까지 지도해 오고 있습니다. 제 전공이 자동차이기도 하고, 수형자들이 출소 후에도 보통 사람들처럼 똑같이 일하면서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만든 교실이 자동차 페인팅이었습니다.

 

Q. 이번 대회에서는 자동차 페인팅에 거는 기대가 다들 크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A. 제주교도소에서는 두 명이 출전했는데, 이전 기능 대회에서도 한 명은 금메달, 다른 한 명은 동메달을 수상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좋은 성과를 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메달 수상 여부를 떠나, 수형자들이 자신들의 실력을 사회에서 똑같은 시각과 실력으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큽니다.

 

 

 

 

임교사는 대회에 출전하는 제주교도소의 두 수형자들에게 ‘작품이 잘 나오지 않더라도, 의기소침해 하거나 기죽지 말자.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노력했고, 준비도 많이 했으니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응원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수형자 한 명당 3-4명의 직원이 함께 붙어서 같이 고생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한 사람의 새로운 삶을 위해 뒤에서 도와주고 격려함으로써 수형자들이 세상과 사회를, 그리고 스스로 뭔가를 깨닫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교도관의 마음이 임교사의 마음과 똑같겠지요? 마치 ‘부모님’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인터뷰였습니다.

 

 

 

 

일주일간의 대회, 결과는?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에는 전국 21개 교정기관의 수형자 45명이 총 16개 항목에 출전하였는데요. 그 중 금상이 2명, 은상이 4명, 동상이 5명, 우수상 4명 등 총 15명이 입상을 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12시간이나 소요되는 자동차정비부터 22시간이나 소요되는 가구와 목공까지! 모든 분야에서 반짝이는 눈빛을 보이던 수형자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노란 조끼를 입고, 1인당 3-4명의 보호감시자가 항상 함께 하고 있었지만, 대회에 참여한 그 순간만은 수형자라는 명찰을 떼어 낸 전문 기술자의 모습이었습니다.

 

 

 

 

새로운 희망을 찾으며 꿈꾸는 사람들과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게 느껴집니다. 대회에 출전한 수형자들이 좋은 결과를 얻길 바라며, 비록 결과 가 좋지 못하다 하더라도 이번 경험을 통해 사회에서 과거의 이력 보다는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 법무부, 김연수, 노태경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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