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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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에게 ‘법’을 물어보니 기막힌 대답이...

법무부 블로그 2010. 9. 7. 11:17

여러분은 유치원에서 ‘법’을 배워보신 적이 있나요?

아마도 미술 공부, 영어 공부는 열심히 했어도, 법을 따로 배우신 분은 드물 겁니다. 유치원생은 아마 어려워서 알아듣지도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분명히 계실 텐데요. 이러한 편견을 깨고 법을 배우며 준법의식을 키우는 꿈나무들이 있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유아 법교육 시범 유치원 ‘세화 유치원

 

바로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세화 유치원’인데요. 2010년 법무부에서 지정한 ‘유아 법교육 시범 유치원’ 15곳 중 한 곳으로, 2010년 3월부터 현재까지 아이들의 법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과연 우리 유치원 친구들은 법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지 한번 가볼까요?  

 

 

 

 

2010년 8월 31일, 세화 유치원에 가 보니, 은혜반 친구들이 다 같이 모여 선생님과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주제는 바로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좋은 말’이었는데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언어적 폭력으로 인한 문제가 커지고 있는 만큼, 서로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것이 왜 중요한지, 어떤 말을 해주면 서로의 마음이 즐거울지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친구야, 고마워! 내가 도와줄게, 사랑해!”

“사랑해, 건강해. 내가 읽어줄게!”

 

선생님이 ‘이것이 바로 법이다!’라는 얘기를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서로에게 예쁜 말을 주고받는 방법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 봄으로써 아이들 스스로가 느끼고 실천할 수 있게하는 자연스러운 법교육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생각을 키우는 나무> 코너에서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사랑의 말을 나뭇잎에 적어서 걸어 놓았습니다. 서로에게 착한 말을 하자는 선생님의 당부말씀과 함께 멋진 친구들의 칭찬릴레이가 이어졌는데요. 서로 함께 칭찬을 적는 모습을 보니 서로에 대한 격려가 각박해진 지금, 우리는 어린 아이들에게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벽에 폭행죄, 교사죄, 협박죄 등이 그것을 설명하는 그림과 함께 붙어 있었는데요. 아이들이 알아듣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아이들은 이 그림과 뜻을 이해하고 있을까요?

 

“친구를 때리면 폭행죄고요, 상해를 입히면 상해죄라고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셨어요!”

와! 정말 대단했습니다. 어찌나 똑똑한 말투로 자신 있게 말하던지!! 저 자신도 깜짝 놀랐답니다. 그냥 때릴 때와 상처를 입혔을 때의 다른 점까지 구분 할 줄 아는 걸 보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에는 전혀 관심도 없던 일인데 말이지요. 반성하겠습니다.^^;;

 

 

 

INTERVIEW | 남경수, 이다효 어린이 (세화유치원)

 

Q. 유치원에서 법을 배우는데, 어떤 게 재미있어요?

경수 : 유치원에서 깨물기 대왕, 꼬집기 여왕이라는 연극을 했는데요. 제가 검사 역할을 했는데

진짜 재미있었어요.

다효 : 저도 깨물기 대왕, 꼬집기 여왕 연극을 했는데, 연극에서 친구를 괴롭히는 모습이

너무 무서웠어요.

 

 

Q. 만약 친구가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할 거에요?

다효 : “그만해! 그러면 선생님도 그러지 말라고 하실 거야.”라고 할 거예요.

경수 : “깨물거나 꼬집으면 폭행죄야!” 라고 할 거예요.

 

Q. 그럼 퀴즈 하나 내볼까요? 만약 닭싸움을 하다가 다치면 그건 무슨 죄일까요?

다효 : 놀다가 그런 건 죄가 아니에요.

▲김경수(좌) 이다효(우) 어린이

    

 

아이들에게 “법하면 무슨 생각이 떠올라요?”라고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대부분 친구들은 고민을 한 후 , “변호사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도와줘야 돼요.” 등 때 묻지 않은 생각을 말해주었습니다.  

 

 

▲법무부 로고송 ‘기분좋은 기본’을 열창하는 어린이들

 

특히 “‘법’은 지키면 좋아요!”라고 외치며 법무부의 로고송 ‘기분좋은 기본’을 선생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부르며 열창하는 모습이 정말 예뻐 보였습니다. 노래 가사 중 “법은 어렵지 않아요, 법은 불편하지도 않아요~” 라는 한 구절처럼 아이들은 이미 법이 쉽고 재미있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서 참 좋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법을 가르치는 박선주 선생님께, 어려운 점은 없는지 인터뷰해 보았습니다.

 

 

 

INTERVIEW | 박선주 (세화 유치원 은혜반 교사)

 

Q. 동화로 법을 가르치신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효과는 어떤가요?

A. 우리 유치원에서는 28년간 유치원 교사로서 실제 일어나는 상황들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각색한 석사 연구자의 동화책을 읽게 했어요. 유치원에서 법교육을 한 후, 많이 익숙해졌는지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동화책을 읽었다고 하네요. 심지어 잘 때도 끼고 자는 친구가 있다고 해요. 처음에는 학부모님들께서도 법교육의 필요성에 의문을 던지셨지만, 추후 만족도를 조사하니 매우 높았고 아이들도 잘 따라 주어서 그런지 학습 효과도 매우 좋습니다.

 

Q. 실제로 은혜반에서 법교육을 통해 달라진 친구가 있나요?

A. 네 은혜반에 영수(가명)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고집도 세고 말도 많고 자기주관도 세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친구였죠. 실제로 학부모님들께서 이 친구와 같은 반이 된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셨습니다. 다행히 그 친구의 부모님께서는 이런 우려에 대해 이해하시고 유치원에 협조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친구에게 법교육을 통하여 바른 행동을 가르치고자 노력하였고, 현재는 사과를 할 줄 알게 되었고 아이들과 잘 어울리게 되었습니다.l

 

Q. 유치원 대상 법교육은 시범사업인데, 혹시 문제점도 있나요?

A. 다른 것 보다 교육 기자재의 부족이 문제가 되곤 합니다. 시범유치원들의 경우 교사들이 직접 기자재를 만들면서 교육하느라 다른 곳 보다 시간을 많이 뺏기거든요. 법무부에서 추후 유아 법교육에 관련된 컴퓨터 3D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많이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교사 전문성 연수도 정기적으로 개최하였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법교육을 하시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A. 처음에는 법교육의 필요성을 알고 이를 적용하려고 했지만, 그 과정이 상당히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힘든 만큼 또박또박 ‘그건 나쁜 거야!’, ‘그건 법에 어긋나는 거야!’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법무부에서 지속적인 연수와 관심 등을 통하여 많은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 자주 들어보셨지요? 어릴 때부터 준법의식과 법 지식을 습관화하는 것이 얼마만큼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말입니다. 영어교육만 조기교육이 필요한 게 아니라 세상을 바른 마음가짐으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아때의 법교육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유치원에서 올바른 법교육을 받고 왔는데, 부모님이 무단횡단을 하거나 법교육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가 굉장히 혼란스럽겠죠? 교육은 유치원에서 시작하지만 가정에서 지속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유치원 법교육 사업이 시범단계에 있지만 내년에는 더 많은 유치원에서 법교육이 확대 시행된다고 합니다. 유치원에서 더 많은 법교육이 시행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어른들이 법을 잘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겠습니다.

 

사진 = 김무진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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