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화장한 엄마는 늘 집을 비웠다” 원망스럽고 그리운 엄마

법무부 블로그 2010. 9. 1. 17:00

울소년원 사진반 아이들이 이번에는 ‘의왕자연학습공원’으로 출사를 나갔습니다.

커다란 왕송호수를 품고 있는 의왕자연학습공원은 자연환경을 그대로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인데요. 교육적인 목적으로도 많이 방문하지만, 가족끼리 산책하기 위해서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매번 창의적인 시각으로 사진 작품을 찍어왔던 서울소년원 사진반 아이들! 이번엔 또 어떤 작품들을 찍어왔을지 궁금한데요? 하나씩 살펴볼까요?   

 

 

 


 

 

 

 

작품명 : 난 예쁜데 왜?

 

친구들이 왜 풀만 잔뜩 찍었냐고 나를 놀렸다.

하지만 꽃만 예쁘다는 법이 있나?

나는 이름 모를 이 풀들이 귀엽고 예쁘기만 하다.

이것저것 구도를 잡아보았지만,

화면 가득 잎들이 모여 있는 지금의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든다.

 

하하하, ‘한 고집’ 하는 학생인가 봅니다~^^ 그런데 이 학생의 이야기가 아주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은데요? 세상에 꽃만 예쁘라는 법이 있나요~ 땅에 가깝게 자라나는 작은 풀들이지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주니 정말 잎 하나하나가 귀엽고 예쁘네요. 우리가 소년원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쩌면 이 학생도 자신을 애정 가득한 눈으로 봐달라는 뜻을 이렇게 전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품명 : 화장한 여자

 

난 어린 시절 화장한 엄마 얼굴이 싫었다.

화장한 엄마는 마치 다른 사람 같았고,

화장한 엄마는 늘 집을 비웠다.

화장으로 뭔가를 숨기고 있는 여자처럼

과도하게 예쁜 이 꽃길은 더 이상 꽃처럼 느껴지지 않고

마치 조화처럼 보인다.

조화 같은 꽃길은 더 이상 매력이 없다.

 

‘화장한 엄마는 늘 집을 비웠다......’ 자신을 돌봐주지 않았던 엄마에 대한 원망과 불만이 가득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와 똑같은 무게로 엄마에 대한 애정도 느껴집니다. 엄마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가지였겠지요. ‘함께 있는 것!’ 하지만 살다보면, 아주 간단한 요구도 들어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뒤돌아보면 단 한 가지만 했으면 됐는데, 그것을 해주지 못해 서로 갈등이 생기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도 하지요. 그런데요....... 엄마에게도 무슨 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자식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은 부모도 똑같을 테니 말입니다. 소년원에 있는 동안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더 커질 텐데요. 솔직한 마음으로 다가선다면 가족 간의 오해와 갈등도 풀릴 수 있을 겁니다. 힘내세요!

 

 

 

 

 

 


 

 

 

 

작품명 : 꽃과 벌

 

‘내가 정말 사진에 재능이 있나?’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한 사진.

나는 늘 ‘뭐 하나 잘하는 게 없는 아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난생 처음으로 ‘재능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은 사진을 촬영할 때이다.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포커스를 맞추고

벌이 도망가지 않게 숨죽여 찍었더니 이런 사진이 나왔다.

하면 되는구나...... 좀 신기하다^^;

 

사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잘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말에 ‘사람은 누구나 제 먹을 것은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 먹을 것’이란 생계 뿐만 아니라 재능을 뜻하기도 하지요. ‘뭐 하나 잘하는 게 없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요? 다만 찾지 못했거나 늦게 찾았기 때문이겠지요. 비로소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 같아 무척 기쁘네요. 사진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자신감을 갖고, 새 삶을 살게 되길 바랄게요~

 

 

 

 

 

 

 


 

 

 

 

작품명 : 짜장나무

 

어린 시절 살던 우리 집 앞에는 자작나무 숲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자작나무를 보고 늘 ‘짜장나무’라고 하셨다.

“나무가 하얀색인데 왜 짜장나무라고 해?”내가 물으면

아버지는 “짜장나무니까, 짜장나무지”라고

무뚝뚝하게 대답하셨다.

의왕자연학습공원에서 자작나무를 본 순간

아버지와 어린 시절 살던 집 생각이 났다.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나무를 위로 올려다보며 사진을 찍었다.

 

저도 예전에 어른들이 자작나무를 ‘짜장나무(자장나무)’라고 부르셨던 걸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자작나무를 발음 나는 대로 부르셔서 그러셨던 것 같아요. 또 어떤 사람들은 자작나무에 ‘자작’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불에 태울 때 ‘자작 자작’ 소리가 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면 자작나무는 소리와 연관이 많은 것 같아요. 저도 어릴 때 자작나무를 참 좋아했는데, 제가 다니던 학교에 자작나무가 많이 있었어요. 그 아래 누워서 나무를 올려다보면 참 편안하고 좋았는데, 이 사진을 보니 그때 생각이 나네요. 마치 나무 아래 누워 올려다보고 있는 것처럼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작품명 : 흐르는 물처럼

 

물은 상류에서 급하고 하류로 갈수록 잔잔하다.

물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흐른다.

그리고 물은 언젠가 헤어졌던 다른 물줄기를 만나기 마련이다.

나는 지금 상류에서 급하게 흐르는 물이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잔잔한 하류로 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가족도 언젠가는 다 같이 모여 살겠지...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미국의 심리학자 겸 교육자인 그랜빌 스탠리 홀(Granville Stanley Hall)은 처음으로 청소년기를 '질풍노도(a period of storm and stress)'의 시기라고 말한 사람입니다. 청소년 심리학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청소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요. 그는 청소년들이 방황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아동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모호한 위치에서 자아의식과 현실적응 사이의 갈등, 소외, 외로움, 혼돈 등의 감정을 경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말하자면 과도기 시절에 겪는 어쩔 수 없는 변화라는 것이지요. 또 그랜빌 스탠리 홀은 청소년기를 ‘새로운 탄생’으로 보기도 했는데요. 청소년기에 보다 높은 수준과 완전한 인간 특성이 새로 태어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상류에 있지만 곧 하류로 가게 될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는 이 학생은 어쩌면 소년원을 나가도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소년원에서 자아성찰 시간을 많이 갖게 되니까, 생각과 마음이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아요. 사진이 소년원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를 주는 것 같아 매번 작품을 받아볼 때마다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원망, 그리고 그리움들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힘들고 어려울 때 가족만큼 큰 힘이 되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혹시 우리 부모님이 그리고 자녀들이 힘들어 하고 있지는 않나요? 살며시 다가가 손잡아 줄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소년원 아이들의 다른 작품 보러 가기

 

창덕궁의 새로운 발견, “궁만 찍던 사진은 잊자!” http://blog.daum.net/mojjustice/8704192

카메라 들고 떠난 여행 “다섯 소년의 울릉도 이야기!” http://blog.daum.net/mojjustice/8704291

 

서울소년원 사진반 아이들의 작품은

매달 1회씩 블로그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해 주세요.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