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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살해한 소녀, ‘미안해’가 아니라 유학 간다고?

법무부 블로그 2010. 7. 5. 11:25

친구 살해혐의 10대 최 모양 미니홈피에 “유학가요...” 논란

얼마 전 자신들의 험담을 퍼뜨리고 다녔다는 이유로 친구를 살해한 후 간이로 ‘염’까지 한 10대들의 엽기적인 살인사건 기억하십니까. 그 사건의 용의자인 최 모양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유학간다’는 글을 남겨 또 한번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미니홈피 제목에 “유학가요...” 라고 써놓은 소년범 최양의 미니홈피

 

 

반성은 않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건 후 최양의 미니홈피 제목은 “유학가요...”로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닫혀 있지만 방명록에 유학을 가니 보고 싶어도 참아달라는 글도 있었다는군요. 논란 이후 찾아가 본 미니홈피에선 유학 간다는 미니홈피의 제목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최양이 미니홈피에 남긴 ‘유학간다’는 글은 단순히 자신이 교도소에 간다는 것을 숨기기 위함일까요? 최양의 ‘유학간다’는 한마디가 보는 이들을 분노하게 하는 이유는 그 발언이 죗값을 치른 후 다시 사회에 복귀했을 때를 위한 번지르르한 변명으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범죄에 대한 후회나 뉘우침보다 어떻게 보기 좋게 자신의 흉을 덮을까 고심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죄가 가벼울 것이라고 여기는 마음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얼마간의 시간이 될 줄 알고 유학을 간다는 말을 저렇게 쉽게 써놓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흘간 폭행을 가해 결국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 간 그들.

최양의 한줄 글은 친구의 죽음이 그들에겐 그저 ‘운 없는 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강력범죄 청소년, 우리는 그들을 다시 안아 줄 수 있을까?

청소년들의 범죄는 갈수록 흉폭해지고 있습니다. 재범률도 무시할 수 없고, 강력범죄로 검거된 소년범은 2005년 1533명에서 2009년 2778명으로 5년 새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더 어리고 흉악해진 소년범 | 서울신문 2010.3.2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00302012016

  

아직 미성숙하고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만큼, 소년범들의 범죄를 살펴보면 우발적이고 충동적이며 강력범죄보다는 경범죄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흉악해지는 소년범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 연령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처벌 후 다시 범죄의 길로 빠져드는 소년범들의 비율이 90년대 25%에서 2000년대 들어 30~35%로 치솟았다는 점을 보면, 우리나라의 소년범 교정·교화 시스템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범률을 감소시킬 대책으로 심리상담의 활성화를 꼽았는데요. 비행청소년의 비행원인이 대개 가정, 사회에서 받은 상처가 원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요즘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은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순진한 동기보다는 가정과 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해소하기 위한 충동적인 범죄가 많습니다. 부모님의 관심은 더 이상 필요 없고, 이미 다 컸다고 생각하는 자기들끼리 욕구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범죄를 선택하는 것이지요.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감동과 가능성

그 방법이 아무리 흉폭할지언정 청소년은 미성숙상태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교화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엄한 처벌만 하기 보다는 심리적인 안정을 주고, 자신의 삶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만 제공된다면 재범을 일으키는 일은 현저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얼마 전, 소년원에서는 지휘자 금난새 선생님의 특강과 음악 강의로 소년원 학생들의 마음을 치유 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학생들의 닫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얼굴에 온통 화상을 입고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나누며 사는 이지선 작가님과 소년원 학생들과의 만남을 주선하여 통해 “죽음의 끝에서도 새로운 삶을 찾았다, 학생들의 미래는 밝다.”는 메시지를 전해 주었습니다. 사회에서 받은 상처로 마음을 닫았던 학생들도 조금은 마음을 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살인사건을 저지른 10대들 역시 비행청소년들이었습니다. 그들도 다른 소년범들과 마찬가지로 언젠가 다시 이 사회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들이 다시 세상에 나와 성숙한 사회인으로 섞일 수 있도록 최양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한층 성숙한 자세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최양을 포함한 소년원 학생들이 자신들에게 잠재된 무한한 가능성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