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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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내 아들은 반장, 저는 사기죄로 복역 중입니다.

법무부 블로그 2010. 6. 9. 08:00

혁진아, 아빠가 부끄럽지 않니···?

저는 사기죄로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수용자입니다.

그리고 제 아들은 학교에서 반장을 맡고 있지요.

 

반장 아들과 사기꾼 아버지라···

아들에게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던 제가

지금은 아들에게 너무나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제 아들이 아버지인 저를 용서해 줄까요? 이미 다 커버린 제 아들에게 짧은 엽서 한 장을 띄워 봅니다.

 

 

 

 

 

조금만 더 참았어야 했는데...

오빠가 저지른 한순간의 잘못으로 소녀가장이 된 여동생이 있습니다.

정말, 어떠한 경우라도 조금 더 참았어야 했는데 제가 너무 철이 없고 어렸나 봅니다.

 

저는 결코 용서 받지 못할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제가 없으면 연로한 어머니가 가장 걱정인데 그래도 착한 동생이 있어서 마음이 놓입니다.

동생에게 항상 죄스러운 마음으로 펜을 듭니다.

잘 지내고 있니 동생아...

 

 

 

 

엽서 한 장의 기적을 믿으시나요?

열 마디 말보다 한 문장의 글이 내 마음을 표현해주기도 합니다. 말로 하면 뱅뱅 돌던 이야기도 글로 표현하면 진한 진심이 전달되기도 하지요. 그게 바로 엽서 한 장의 힘입니다.

광주교도소는 매 분기 때마다 묵은 오해와 서운함을 녹여주는 사랑의 엽서보내기 운동을 전개하여 ‘미안해요, 고마워요’라는 사과의 말과 함께 자신이 품고 있던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상처를 진솔하게 고백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미안함, 슬픔, 미움, 원망, 회한, 외로움, 서러움 등의 모든 감정을 오해 없이 써 내려간 엽서 한 장은 수용자와 가족 간의 관계 회복에 도움을 주고, 동료 수용자들과의 밝고 명랑한 수용생활을 유도하게 되었습니다.

 

죄를 지은 대가로 가족·사회와의 단절을 경험하고 있는 수용자들.

이 엽서 한 장이 모든 가족과 피해자, 수용자의 상처를 치유할 수는 없지만

가족관계가 회복되고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굳게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부디, 그 죄를 달게 받은 후에는 다시 가족 품으로 돌아가 바른 새 삶을 일구길 바랍니다.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